- 기자명 김예품 기자
- 입력 2024.01.03 18:20
- 수정 2024.01.04 14:00
채권추심업체의 무작위 통장 압류… 채무자는 근로 불가 상태로
장기 채무자, IMF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의 당사자들 많아
무작위 압류 해결하려면 채무자가 직접 채권자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문화뉴스 김예품 기자] 한 시민단체가 제보를 통해 채권추심업자가 무작위로 채무자의 통장을 압류해 채무자의 경제생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알렸다.
채권추심업체의 무작위 통장 압류, 채무자에겐 악순환
롤링주빌리는 2015년부터 채무자들의 부실채권 추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부실채권 추심은 채무자가 갚지 않은 빚을 업체가 상환받은 후 채권자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임 받은 신용정보사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채권 추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롤링주빌리는 이러한 채권추심 업체들이 소송을 난발하며 채무자들을 강압적인 방식으로 추심하여 경제활동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본래 채권추심업체는, 민사집행법 제246조 압류금지채권에 따라 채무자의 통장 잔액이 185만원 이하일 경우 최저생계비로 압류할 수 없다. 이에 롤링주빌리는 채권추심회사에서 채무자의 통장 잔액을 확인할 수 없으니 무작위로 압류를 신청하게 된다고 전했다. 채권추심회사는 통장개설 은행 및 점포까지 확인 가능해 압류된 이후로 채무자는 채권자가 모르게 통장을 개설해 사용할 수 없다. 더불어 채권사는 이와 같은 법률 행위에 대한 비용을 채무자가 원금보다 먼저 상환하도록 하고 있다고 롤링주빌리는 밝혔다.
장기 채무자, IMF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의 당사자들 많아… 생활苦
한편 롤링주빌리는 장기 채무자들의 대부분이 IMF 외환위기 이후 카드대란의 당사자들이라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대란은 2002년부터 2006년 간 신용카드 규제 완화와 과잉 소비로 인해 신용분량자가 대량 양산된 사건을 말한다. 당사자들은 지속적으로 근로 불가 상태에 있다가 고령이 되어서도 여전히 정부의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게 된다. 더불어 채무자들은 가족과도 단절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롤링주빌리에서 상담한 채무자 사례로 20년 동안 본인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장기채무자가 있다. 2003년 자동차 중고 매매 센터에서 운영한 사업이 실패하고 35살의 나이로 다중채무(새마을금고 2천만 원, 농협 600만 원, 건강보혐료 500만 원)를 안게 되었다. 잦은 통장 압류로 정상 근로를 못하고 채권자를 피해다니다가 생계급여 이하인 통장도 무작위 압류되었다. 롤링주빌리와의 상담을 통해 체납되었던 건강보험은 조정 받고 분납을 신청했다. 또한 금융사 채무는 워크아웃으로 60% 감면받고 월 9만원 상환으로 채무조정 받게 되었다.
무작위 압류에 대처하고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면
그렇다면 무작위 통장 압류로 인한 장기 채무에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롤링주빌리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통장이 압류되었다면 채무자는 ‘압류 금지 채권 범위 변경’을 법원에 신청해 판결을 받으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채무자가 직접 법률 행위를 하지 못하는 경우 법무사나 변호사를 수임해야 하므로 포기 및 방치하는 상황이다.
롤링주빌리는 이러한 채무자의 상황을 고려한 정책을 제언했다. 최저생계비 이하 통장 압류시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잔고증명서를 재출하여 압류해지를 요청하면, 채권자는 즉시 법원에 압류해지를 신청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청년들의 대출 문제가 불거지는 동시에, 롤링주빌리는 정부는 채무 상담을 적시에 제공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와 세금 납부를 하도록 돕지 않으면 부채로 인해 통장이 압류되고 근로 불가 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MF 외화대란 혹은 카드대란의 채무자와 같은 문제를 발생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상담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단법인 롤링주빌리는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는 채무자의 구제를 돕는 시민단체이다.
문화뉴스 / 김예품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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