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할 수 없는 빚에 시달린다면, ‘불불센터’를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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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할 수 없는 빚에 시달린다면, ‘불불센터’를 찾으세요

불법 사채 문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

25.03.07 09:56 최종 업데이트 25.03.07 09:56 김미선(teresa0923)

“불법 사금융 및 불법 추심 관련 상담은 불불센터(1660-0112)로 전화하세요. ”

시민단체 롤링주빌리는 하루에 수십 통이 넘는 상담 전화를 받는다. 전국에서 때로 해외에서까지 빚 문제로 전화하는 그들은 사는 곳도 모습도 성별도 직업도 모두 제각각이지만 ‘빚’으로 고통받는 현재는 똑같다.

대내외 정치, 외교, 경제 분야의 숨 가뿐 뉴스가 초 단위로 밀려나는 와중에 금융 취약계층의 빚 문제나 독촉 문제는 후순위다. 평범한 시민에게 빚 독촉은 일부 생계가 어려운 이들만의 이슈로 치부되고 “사채”를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선입견은 주홍글씨처럼 각인된다.

사채와 불법 추심에 쫓기는 채무자들이 신고할 수 있는 센터가 늘어나는데도 사채 빚과 공포에 가까운 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궁극의 방법을 제시하는 곳은 많지 않다. 돈 받고 상담해 준다고 홍보하는 민간 센터 등에서 역으로 시민단체 롤링주빌리를 소개하는 현실이 불법 사채와 관련한 현주소다.


▲불법사금융 및 피해 신고 동영상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불법사금융 및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 동영상
ⓒ 금융감독원

불법 사채 이용에 의한 피해 사례는 매년 증가한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불법 대부 관련 신고와 불법 채권 추심 피해 신고 사례는 직전 연도 대비 각각 24.5% 및 79% 증가하였다. 대부업계는 연간 불법 사채 이용 금액은, 2천 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규모 대비 0.5%인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숫자라고 언급한다(24년 8월 불법 사채 근절 3대 입법토론회 자료집-천준호 의원실). 금융권과 제도권의 가계부채가 평균 약 1억여 원인 것과 비교해 사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평균 500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빌리다 보니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정부와 관련 기관의 통계 속 숫자가 던지는 진짜 의미와 불편한 진실은 외면당해 보이지 않는다.

첫째, 우리나라 전체 금융이용자 중 정상적인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제도권 대출을 받는 이들은 80%에 이르지만, 나머지 하위 20%에 해당하는 자는 법정 최고 이자율20%의 대부업 대출마저 이용할 수 없다. 경제활동 인구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숫자다. 간과하기 어렵다. 이들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지막 창구는 아이러니하지만, 불법 대부 또는 사채 시장이다.

둘째,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금융 취약 차주를 위한 대출 창구기능을 하는 곳이 있다. 2016년 9월 23일 출범한 ‘서민금융진흥원’이다. (구) 신용 등급 7등급 이하자 즉 신용점수 하위 20%에 해당하여,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정부 ‘보증’으로 시중 은행 및 2금융권 등에서 대출받도록 출범한 기관이다. 서민들을 위한 보증 기관인 셈이다.

하지만 궁극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해 주지 않는 비율의 빚을 갚기 위해 최고 금리 대부와 빚 독촉에 내몰리는 불편한 현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 비율은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햇살론으로 1천만원을 시중은행에서 빌리고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비율 80%인 800만 원은 은행에 대위변제 하지만, 남은 20%인 200만 원은 채무자가 금융회사에 상환해야 하는 구조다. 이 부분에 대한 금융적인 관점이나 윤리적 가치 판단은 다음에 논하자.)

셋째, IMF 이후 한국의 시장 경제에 공급된 과도한 자금, 소위 양적 완화정책이 끌어올린 고물가 다른 말로 인플레이션 덕분에 금융 취약계층과 저소득 서민들이 빚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으며, 대부업과 사채까지 동원해 빚을 돌려막으며 버티고 있다.

마지막으로, IMF와 시장 경제 개방 전후 불어닥친 직장과 직업의 빠른 구조조정으로 은퇴는 빨라지고, 은퇴 이후 수명은 늘어나 공적연금을 수급할 때까지 생계를 위해 어떤 종류의 일이든 해야 한다. 빠른 은퇴는 40대, 때로 30대에도 이뤄진다. 이들이 재취업하는 곳은 배달 알바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퇴직금이라는 돈이 필요한 자영업 시장이다. 자영업 수명은 길어야 1년 반에서 2년이다.

숨만 쉬어도 내야 하는 고정 비용 등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2인 가구 가장이 월 300만 원 이상을 벌어도 카드 빚 돌려 막고 공과금, 관리비, 통신비와 월세 등이 밀려 연체가 부지기수다. 상담 신청한 가장은 금융 비용 부담으로 대리운전과 배달 알바를 두어 개씩 뛰어도 빚은 줄지 않고 늘어만 간다고 수화기 너머 연신 한숨이다. 이마저도 불황으로 일감이 줄어 구직 중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상담의 4분의 1을 넘는다.

채무자 일상을 모르는 이들은 혀를 차며 최소한 사채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훈계한다. 그러나 자영업 시장에서 불황을 맨몸으로 견디며 도대체 생계를 위해 가게를 열고 있는지 금융회사와 금융 기관에 이자 내기 위해 버티는지 알 수 없는 자영업 사장님들은 자조 섞인 푸념으로 휴대전화을 뜨겁게 달구는 독촉 메시지와 전화로 오늘도 심신이 메말라 간다.

빚을 돌려막는 것은 영원할 수 없다. 한계가 있다. 카드마저 못쓸까 연체를 막기 위해 불법 대부와 사채까지 끌어 쓴 차주가 이르는 곳은 결국 막다른 골목이다. 불법 사채 시장에 법은 멀고 불법은 만연한다. 어쩌면 사채 시장을 키우고 살찌우는 건 관련 기관과 정부 당국의 직무 유기와 불법의 그늘에서 신음하며 독촉에 내몰려 독인 줄 알면서 손을 뻗을 수밖에 없는 불안한 채무자의 공포심일지 모른다.


▲불불센터 상징하는 이미지금융소비자연대회의가 출범시킨 불불센터 연락처 (1660-0112)와 상담신청 (bit.ly/불불센터상담신고) 접수처 ⓒ 2025 금융소비자연대회의

이와 같은 불법 사금융 및 불법 추심 문제를 해결하고자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2025년 3월 5일 불법사금융 및 불법추심 상담 신고센터 일명 불불센터(1660-0112, bit.ly/불불센터상담신고)를 출범하였다. 신고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대응과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상담 이외에도 제도 및 법 개선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향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토론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불법사금융 또는 불법 추심으로 고통받는 피해자 혹은 채무자들이라면 불불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시민단체 롤링주빌리,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참여연대, 금융정의연대, 한국파산변호사협회 및 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참여하는 연대체로 2018년부터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및 채무자 권리 보장을 위한 입법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 오고 있는 협의체이다.

출처 : 해결할 수 없는 빚에 시달린다면, ‘불불센터’를 찾으세요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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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7T10:51:47+09:00 2025.03.07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