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의 요청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 채권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신용정보사 추심원분들께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준정부기관으로서, 금융사의 부실채권을 매입하여 정리하고 채무자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90년대 신용카드 채권 등 우리나라 부실채권의 많은 부분을 보유하여 관리하는 공공기관입니다.
- 신용정보사란?
채권사로부터 빚 독촉 업무를 위임받아 추심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ㅁㅁ자산과리에서 돈을 빌린 후 연체하면 ‘ㅇㅇ신용정보’라는 곳에서 빚 독촉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ㅇㅇ신용정보는 ㅁㅁ자산관리 대신 채무자에게 돈을 받아내고 ㅁㅁ자산관리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업체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채권 추심업무를 위탁받은 신용정보사는 미래신용정보, IBK신용정보 등 12곳입니다. 주빌리은행 김미선 상임이사님이 3~4월 두달간 12곳의 신용정보사를 다니며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그 현장을 담았습니다.
먼저 시민단체 주빌리은행을 소개하고 희년의 개념을 설명하였습니다.
“주빌리은행은 건강한 금융환경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는 시민단체입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민들이 월가를 점령하고 채권을 소각했던 활동을 한 적이 있죠. 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부실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저렴하게 매입해서 소각한 것입니다. 채권이 헐값에 거래되는 부실채권 시장의 구조를 알리기 위함입니다. 금융계에서 일어난 최초의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보는데요, 이 운동을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 주빌리은행입니다.”
채권 소각 운동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언급도 었었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할 때 미국의 초대 한인회장님이 오셔서 ‘채권 소각 활동을 스폰하는 민간 기업이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저희는 너무 놀랐죠. 후원은커녕 사회적으로 비난이 많았던 분위기였거든요. 그러자 그 분은 오히려 저희를 격려하면서 ‘이 사업이 사실은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다. 채무자에게 추심해서 회수만 할 것이 아니라, 채권을 매각하기 전에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채무를 조정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세금도 낼 수 있고, 거시적으로 국가 사회 차원에서 큰 효과가 있으며 오히려 경제적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그 말에 더욱 힘을 얻고 단체를 설립하여 작년 말 기준 채무자 5만여명의 채권 원리금 8000억원을 소각했습니다.
대한민국 가계부채의 평균을 내보면, 막 태어난 아이도 3000만원의 빚을 갖고 시작합니다. 이러한 과다 채무가 발생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IMF 금융위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IMF 위기 당시 금융 시장 개방, 노동 시장 유연화, 공기관 민영화 등을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었습니다.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민간 가정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가입하게 되었죠. 대표적인 게 보험이에요. 그리고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현금서비스, 펀드… 이러다보니 가정엔 현금이 없어요. 유동성이 없어서 빚을 내야 일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빚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삶이 일반이 되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들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신용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카드 사용을 장려했고, 카드회사들은 공격적으로 영업했죠. 공제혜택, 포인트, 할인 혜택, 캐쉬백, 길거리 영업… 카드를 만들면 돈 봉투를 주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사 또한 도덕적 책임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빌려주면 부실이라는 걸 알면서 금융사는 돈을 빌려줍니다. 이게 어떻게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겠어요? 너가 빌렸으니 알아서 갚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어려운 사람들에게 고리의 대출을 해주고 나서는 왜 못 갚냐고 하는 상황을 만든 사람들이 잘못한거죠.”
그리고 최근 주빌리은행에서 접한 신용정보사의 불법추심사례를 공유하고, 유의하시도록 안내를 드렸습니다.
제3자에게 빚에 대해 고지한다거나, 약속없이 방문한다거나, 추심전화나 문자를 과도하게 한다거나, 협박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위 불법추심 중 두세가지 섞어서 추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상담했던 불법추심 문자와 서류도 보여드렸습니다.
“추심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정해지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적법하게 추심하다 어떤 순간에는 실적에 대한 압박과 생계를 위해 불법추심을 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공공금융기관의 채권을 관리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고, 장기적으로 생계에 대한 위협 없이, 실적을 바탕으로 한 현 급여체계가 개편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저희와 함께 금융시스템을 바꾸고 함께 성장할 파트너입니다. 저희와 같은 금융복지상담사 100여명이 전국에 활동중이니, 관련하여 협조를 구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요청해주세요. 가계부채 문제는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여러분의 동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번 교육은 올바른 금융환경을 위해 신용정보사와의 파트너쉽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용정보사와의 건강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